질문1. 스트레스란 반드시 해로운 것인가?

스트레스란 어떤 위험이나 돌발적인 주변상황으로부터 나타나는 우리 신체의 자동적 반응이다.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근육이 긴장되고 혈압이 오르며 심장박동수가 증가하면서 온몸에 '아드레날린'이라는 호르몬이 과잉분비되어 퍼진다. 스트레스는 주위의 위험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고, 또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얻게 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빙상 쇼트트랙 단체전 경기에서 선수들끼리 교대를 할 때, 먼저 달려온 선수가 교대할 선수를 밀어주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때 적당한 힘으로 밀어주면 교대선수가 잘 달릴 수 있는 추진력이 되지만, 너무 지나친 힘이 가해진다면 그 선수는 힘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지고 말 것이다.

스트레스도 이와 마찬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우리가 적절한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각종 자극을 처리해내는 수행능력을 증진시켜 주는 원천이 되지만 이것이 정도가 심하거나 장기적으로 지속될 경우, 오히려 수행능력을 저하시키고 건강에 유해한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넓은 의미의 스트레스에는 부정적 생활사건 및 긍정적 생활사건에 대한 반응 모두가 포함되며, 각각 '불쾌 스트레스(distress)'와 '유쾌 스트레스(eustress)'라고 일컫기도 한다. 이런 구분에는 사건 자체의 성격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개인의 주관적 해석도 중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어떤 사람이 불쾌 스트레스로 느끼는 상황을 다른 사람은 유쾌 스트레스로 느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질문2. 스트레스는 몸과 마음중 어디에 영향을 주는가?

흔히 스트레스는 우리에게 단순히 심리적인 영향만을 주는 것으로 생각한다. 기분이 나빠지고 불길한 결과가 예상되는 등, 부정적인 인지적, 감정적 변화를 일으킬 뿐, 신체적인 변화는 초래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최근의 정신신체의학과 뇌과학의 발달은 정신현상과 신체현상은 분리된 것이 아니라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동반되어 일어나는 것이란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스트레스는 불안감과 같은 심리적 변화를 일으킬 뿐 아니라 심장박동의 변화와 같은 신체적인 변화도 초래하는 것이며, 스트레스에 의한 부정적인 영향이 지속되면 정신건강은 물론 육체적 건강에도 해를 끼치게 되는 것이다.

스트레스가 초래하는 심신의 변화는 주로 '싸움 혹은 도주', 즉 어떤 긴장 상황에 부딪쳤을 때 '정면 대응할 것이냐, 아니면 도망갈 것이냐'의 반응에 의해 매개된다. 즉, 스트레스에 처한 우리의 심신에 온갖 영향을 미치고 다니는 주범이 '싸움 혹은 도주' 반응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질문3. 스트레스를 받으면 무조건 병이 생기는가?

이 현상은 인류가 과거 원시시대부터 조상들에게서 물려받은 생존을 위한 유전적 유산 때문이기도 하다. 인류의 조상들도 과거에는 동물들과 함께 밀림에서 생활하며 때로는 동물을 사냥하기도 하고 때로는 맹수에게 쫓기기도 했으므로 이러한 싸움 또는 도주반응을 위한 생리적 반응이 갖춰져 있었고, 지금의 우리에게도 고스란히 유전되어 오고 있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해서 무조건 병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스트레스는 잘 조절하면 오히려 업무수행을 향상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데 도움이 된다.

즉, 스트레스를 좋은 방향으로 이용할 수만 있다면 우리가 가진 역량을 최대한으로 발휘하게 해주는 새로운 동기를 부여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스트레스가 병의 유일한 원인은 아니며, 또한 실제로 질병의 발병요인은 이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발병을 막는 많은 보호인자도 있다. 스트레스가 발병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는 견해 외에도, 스트레스가 행동의 변화(음주량, 흡연량의 변화)를 초래하고, 이러한 행동의 변화가 간접적으로 신체질병의 발생에 영향을 준다는 견해와, 스트레스가 개인의 선천적인 유전적 결함, 과거의 조직손상으로 인해 취약해진 신체기관에 작용하여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견해 등이 있다.

결국, 질병은 사회적 환경, 개인의 취약성, 건강 관련 행동, 정신생리적 기전 등의 여러 요인들이 함께 작용하여 발생하는 것이며, 스트레스는 이러한 여러 가지 발병 인자 중 하나일 뿐이다. TV나 신문에 스트레스에 대한 기사들이 많아지고 일반인들의 스트레스에 대한 인식이 개선된 것은 바람직한 변화이지만 마치 스트레스를 받기만 하면 무슨 큰 병이 나는 것이고, 스트레스는 반드시 피해야 하는 것처럼 인식되는 측면이 있는데, 스트레스란 자기 의지로 피할 수 없는 경우가 많으며, 이에 대처하고 조절해 가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